들어가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군비확산의 동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한반도 전역에 군사적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이러한 국제정세를 반영한 듯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은 점점 고도화 되고 있으며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기술과 더 나아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기술이라 평가 받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대한민국 군비확장과 군사력 증강, 더 나아가 핵 무장에 대한 인식을 분석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서 발간한 온라인시리즈 CO23-04에 따르면 핵무장을 원하는 국민의 비율은 60%를 유지해왔으며 핵무장을 원하는 이유는 다양한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지루한 북한의 군사를 설명하는 것을 멈추고 핵무장을 원하는 국민인식을 분석한 연구를 요약하는 형식으로 풀어나가보고자 한다.
핵무장을 원하는 국민인식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기를 원하는 국민의 비율은 오랜 기간 60%~70% 수준을 유지해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북한의 도발에 직면한 국민들이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핵무장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는 통념이 자리 잡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여론조사에 드러난 핵무장에 대한 태도는 조금은 다르다는 분석 결과이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핵무장에 찬성하는 국민의 비율은 60%~70%대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이다. 한국일보 및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 이하 CCGA)조사에 따르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1%였다. 그러나 4년간 핵무장을 원하는 국민의 비율이 십여 년 전에 핵무기 보유를 원하는 국민의 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의 도발을 계기로 핵무장에 대한 관심과 국민들의 태도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분명해보이나,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통념으로 볼 수 있다.
핵무장을 원하는 이유
우리나라 국민이 북핵 대응 측면에서 핵무장을 바라볼 것이라는 일반적 기대감으로 인해 핵무장을 원하는 이유를 조사한 연구와 조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 이 연구 저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왜 핵무장을 원하는지 직접적으로 조사한 CCGA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통념과 배치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CCGA는 북한 이외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핵 무장을 해야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한다. 미중 경쟁의 심화로 대변되는 국제질서의 변화,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에 대한 위협인식 등이 핵무장 태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한 핵무장 필요성으로 응답한 비율은 26%로 한국의 국격에 부합하는 국방력에 대한 열망 역시 핵보유를 설명하는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4월 실시한 「KINU 통일의식조사」와 2022년 12월에 실시한 한국일보의 「한국인의 대미국인식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북핵 능력 고도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무조건 핵무장을 원한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KINU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력이 북한에 비해 강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71.2%가 핵무장을 원하는 반면 한국의 군사력이 북한에 비해 약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경우 63.4%가 핵무장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의 조사를 살펴보면 안보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가 안보상황이 불안정하다고 평가한 응답자보다 핵무장을 원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 지점은 북핵 능력의 고도화가 국민들의 자체 핵무기 보유 의지와 관련이 없다기보다는 의심없이 북핵 능력 고도화에 대한 우려가 높을수록 핵무장에 대한 선호가 높다. 다만, 핵무장에 대한 국민들의 심리를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라는 하나의 원인으로만 설명하기 어렵고 그 이유로 해석한다면 국민들의 심리를 오독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방위공약과 핵무장
미국의 안보공약에 대한 신뢰가 클수록 독자 핵무장에 대한 지지가 감소할 것이라는 믿음이 학계 및 정치계에서는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핵무장 선호에 대한 연구와 조사에서는 이러한 통념과 배치되는 결과를 보여준다. 런던 정경대 로렌 서킨(Lauren Sukin) 교수는 재미난 연구를 진행하였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의 신뢰도를 조작하여 한국 국민의 핵무장 의지를 측정하였는데, 연구 결과 안보공약의 신뢰도가 높다는 정보를 접한 참여자들이 안보공약의 신뢰도가 낮다는 정보를 접한 참여자들에 비해 핵무장 의지가 강했다. 해당 연구는 CCGA 조사와 유사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미국의 안보공약을 매우 신뢰한 응답자 78%기 핵무장을 지지하는 반면 미국의 안보공약을 매우 불산하는 응답자의 경우 56%가 핵무장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통일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는 CCGA와 다른 결과가 관찰되었다. 통일연구원 조사는 한국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이 한국을 도와 북한과 싸울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 미국이 한국을 무조건 도울 것이다 32.0% ▲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한국을 도울 것 66.4% 으로 나왔다. 전자가 후자에 비해 미국의 방위공약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보고 위 응답자 각각의 핵무장 지지도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국의 방위공약과 핵무장 의지는 유의미한 관계가 없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나가면서
결론적으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어의지와 방어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은 한반도에서 미국에 의해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는 밝히고 있다. 미국에 의한 전쟁에 연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의 자주성을 높이기 위해 핵무장을 원하는 설명인 것이다. 또 다른 설명은 미중 경쟁의 격화 속에서 한국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국민의 심리가 표현되었을 것으로 본다. 이 외에도 또 다른 가설을 제시하지만 확실한 점은 이 가설 모두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지 공약만으로는 우리 국민의 핵무장 지지 정서를 쉽게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핵무장에 대한 이 조사는 핵무장을 원하는 국민의 인식 저변에 깔려 있는 불안감과 고민 등을 보여준다. 특히 이를 파악하기 위해 합리적 대안을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질문의 미묘한 차이, 응답과 해석의 차이 또한 명확하게 사용해야 함을 설명한다.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 속에서 자체적인 핵무장이 어떤 의미이고, 그것을 바라는 국민의 비율이 의미하는 바를 분석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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